전문가가 말하는 국어 공부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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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공부를 많이 했는데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 다른집 누구는 공부를 별로 하지 않는데도 성적이 좋은데 우리 아이는 열심히 해도 잘 안되더라.”

수학을 비롯한 다른 과목과 달리 유독 국어에서만 이런 이야기가 많습니다. 다른 과목들은 실력을 향상시키는 방법도 비교적 명료하고 공부하는 방법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또 들인 노력과 역량에 비춰 결과를 예측하는 것도 비교적 쉽습니다. 그런데 국어는 다릅니다. 학습역량도 우수하고 노력도 했지만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어떤 학생은 별로 노력하지 않는데도 성적이 잘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언어가 가진 특성 때문입니다. 우리는사회 속에서 자연스럽게 언어를 익힙니다. 때문에 누구나 기본적인 언어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계속 언어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공부라는 의식적인 행위와 별개로 상당히 많은 양의 간접학습을 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부모·학생들은 '공부시간'만을 따지기에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착각합니다.


국어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이 성적이 잘 나오는 경우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언어 영재인 경우입니다. 우수한 언어능력을 타고났기에 조금만 공부해도 성과가 나옵니다.두 번째는 평상시 간접적인 방법으로 국어학습이 된 경우입니다. 독서나 신문읽기 등을 꾸준히 해서 이해력이 우수해진 경우로 별도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성과가 좋습니다. 학과목으로서의 국어공부는 부족하더라도 어휘력이나 이해력을 키우기 위한 과정을 충분히 밟았기 때문입니다. 영어로된 책과 영상물 등을 많이 접한 학생이 교과서 및 문법에만 치중한 학생보다 총체적 영어능력이 우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영어공부에서는 간접체험을 중시하면서 국어공부의 경우는 이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학은 잘 하는데 국어는 잘 못한다.

대부분의 경우 국어와 수학 성적은 비례합니다. 다만 국어는 잘 하는데 수학을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국어는 기본적으로 모국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간접적으로 학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어적 감수성과 직관력을 타고 난 경우에도 다소 기복이 있더라도 노력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반면 수학을 잘 하는데 국어를 못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수학은 우수한 학업능력과 논리력에 노력이 더해져서 결과가 나오므로 수학을 잘 한다면 반드시 국어도 잘 해야 합니다. 만일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 이는 학생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나 교사가 학생을 잘못된 길로 인도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아이를 지도하는 사람이 국어를 논리적인 방법이 아니고 직관에 의존해 학습하도록 가르쳤을 때 그런 현상이 많이 나타납니다. 의외로 국문학과 등의 어문계열을 전공한 부모님으로부터 교육받은 학생들에게서 이런 현상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직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신의 방식을 자녀들에게 그대로 전하는 것입니다.

이는 상당수의 국어 교사들도 범하는 오류입니다. 이는 암산능력이 우수한 수학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차례차례 계산을 배우는 단계를 건너 뛰고 암산을 요구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학생이 익혀야 할 논리적 단계를 무시하는 머리 좋은 선생님에게 수학을 배운다면 일부 영재를 제외하고는 학생들이 수학을 어렵고 지겨운 과목으로 여길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상당수의 수포자가 이와 같은 이유로 생겨납니다.

국어는 직관이 아닌, 논리적 분석능력을 키워야 한다.

국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는 가장 기본적인 어휘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직관을 배웁니다.

더욱이 이 직관력이라는 것은 충분한 학습과 독서에 의해 생기는 것인데, 선생님이나 부모님은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던 것으로 착각합니다. 직관은 감각과는 다릅니다. 직관은 충분한 훈련이 뒷받침돼야 하는 고급능력입니다.

그런데 이를 감각으로 착각해 학생들에게 직관적인 방법을 강요합니다. 학생들은 직관력이 부족하니 감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고, 그러니 당일 컨디션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더구나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문학은 이론과 논리에 따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국어시험에서 문학은 감정과 예술로 대하면 안됩니다. 문학은 감상하는 것이라는 선입관이 문학작품 특히 시문학을 흐릿하고 어려운 것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중·고등학교 과정의 문학은 학생이 훗날 작품을 스스로 감상할 수 있도록 기본 단계인 이론과 논리를 가르쳐야 합니다.그러면 국어공부의 핵심은 교과 과정의 국어 개념과 이론을 철저히 공부해 논리적 분석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고등학교로 올라가면 내신 성적과 모의고사 성적이 반비례.

학력고사 시절과 달리 수능시대로 접어들면서 노력과 성적, 그리고 학교 성적과 모의고사 성적 간의 불일치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두 시험의 차이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부모들은 국어를 과거 학력고사 시절의 패러다임으로 이해하고 있다가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고 나서야 무언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학력고사는 지식을 측정하는 시험이었습니다. 수능은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입니다.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느냐를 측정하는 시험인 것입니다. 국어지식 습득은 고1(바뀐 교육과정에서는 중3)까지고 그 이후의 과정은 심화 선택입니다. 고1 이전까지는 국어지식을 습득하고 내신시험도 이를 평가하는 방식이지만 정작 수능에서는 고1까지 배운 내용은 직접적인 출제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국어학습을 그다지 많이 하지 않았어도 간접적인 방식으로 독해력과 판단력을 기른 학생들이 내신에 비해 모의고사에서 성적이 우수하게 나오는 것입니다. 반대로 간접학습이 덜 된 학생은 범위가 제한적인 내신에서는 그때 그때 성실함을 바탕으로 성적을 거두다가 수능에서는 약점을 드러냅니다.

선행학습 필요 없는 문학.

국어는 선행학습이 필요 없습니다. 중학교 과정 국어학습만 체계적으로 하면 됩니다. 문학의 경우 수능에서 출제되는 문제는 운율이나 심상, 화자 등 구체적인 지식을 묻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문학적 이론이나 개념을 토대로 작품을 읽고 판단하기를 요구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학교 국어 교과 과정에 있는 문학 갈래별 개념과 이론을 정확하게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학교 교과 과정은 수능 유형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수능이나 고등학교 과정에서도 중학교 과정 이상의 문학 개념이나 이론은 고전을 제외하고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때문에 중등 과정을 100% 습득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가끔 중3이나 예비고1 쯤 되는 학생들에게 중1 때 배웠던 기본 개념이나 문법을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한번은 작정하고 시험지를 만들어 테스트했습니다. 생각 외로 모두 맞추는 학생이 매우 적습니다. 이는 수학으로 치면 중학생이 연산을 틀리는 것과 같습니다. 아마 수학이라면 심각하게 문제의식을 갖겠지만 국어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다시 읽어보면 아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국어는 모국어이기에 이해 못할 내용도 없습니다.


그런데 다시 테스트해도 역시 다 맞추지 못합니다. 여기에 국어공부의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과목이든 개념과 이론적 토대 없이는 아무리 공부해도 제대로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국어는 모국어이기에 상식이나 감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문제가 많습니다. 그래서 빈자리가 계속 채워지지 않습니다. 국어도 수학과 같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국어학습에는 교과서와 자습서를 활용해야.

국어 자습서에는 출판사별로 문학 갈래에 대한 개념과 이론이 아주 잘 정리돼 있습니다. 따라서 자습서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개념을 잡으면서 모두 숙지해야 합니다. 내신 공부처럼 시험에 나올 만한 것만 공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학원에서 학교별 내신 유형에 맞춘 내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거나 문제 풀이식으로 공부하는 것은 독이 되기 쉽습니다. 지금 당장 내신은 잘 나올 수 있겠지만 학생의 미래를 망치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문법은 반복학습이 중요.

대다수의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생각하는 만큼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공부할 때는 잠시 알다가도 이내 잊고 마는 것이 문법입니다. 때문에 공부의 핵심은 강의력 좋은 선생님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의 반복 학습입니다. 망각을 전제로 반복하고 반복하고 또 반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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