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시간 정해 자소서 준비하고, 취약 과목 정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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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 알려주는 알짜배기 100일 전략

내일(9일)은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D-100일'이 되는 날이다. '대학 합격'을 위해 쉼없이 달려온 수험생들이 잠시 숨을 고르며, 학습 계획과 수시 대비 전략 등을 재정비하는 때이기도 하다. 남은 100일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대입 성패가 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입을 잘 치른 선배들은 이맘때부터 수능까지 어떻게 보냈을까? 서울대 재학생 3인의 조언을 들었다.


여름방학 하루 1시간, 자소서에 투자

김도훈(서울대 경영학과 1)군은 작년 이맘때 ‘시간 관리’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여름방학에 자기소개서 작성과 수능 공부를 병행했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매일 자습시간 중 마지막 1시간’을 자기소개서에 할애하기로 했다. 김군은 “자기소개서 초고는 제한 분량의 3배가량이었다. 여름방학에 분량을 줄이면서 담임선생님의 피드백을 받아 여러 차례 수정했다. 자기소개서는 활동 내용을 20%, 느낀 점과 이를 바탕으로 한 앞으로의 학업 계획을 80% 정도로 작성했다”고 조언했다.

수능 공부에서는 여름방학에 ‘수능 완성’ 등 EBS 연계 교재를 복습했다. 국어는 연계 교재에 나온 작품들을 자세히 짚어보고, 변형 문제를 풀었다. 영어도 여름방학까지 EBS 연계 교재와 변형 문제집을 주로 봤다. 단, 수학만큼은 모의고사 형태의 문제집으로 계속 공부했다. 김군은 “수학 1·2등급을 가르는 문제는 대부분 ‘신유형’이기 때문에, 새로운 문제도 많이 접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사회탐구 선택 과목인 한국지리는 여름방학부터 9월까지 인터넷 강의 교재를 봤다. 그는 “한국지리는 최신 통계 자료 등을 볼 필요가 있는데, 인터넷 강의 교재가 그런 부분을 잘 다뤄서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모평)를 치르고서는 매일 전 과목을 ‘실전 모의고사’ 형태로 공부했다. 수능처럼 시간을 재서 풀고 점수를 매긴 뒤, 오답을 분석했다. 남은 시간(하루 2시간)은 상대적으로 공부를 늦게 시작한 아랍어와 9월 모평에서 취약 과목으로 떠오른 ‘국어’에 투자했다. 수능 한 달 전인 10월부터는 학습·생활 패턴을 완전히 수능에 맞췄다. 밤 12시에 자고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8시까지 등교한 뒤, 40분 동안 비문학 지문을 읽었다. 8시 40분부터 국어를 시작으로 실제 수능처럼 모의고사 문제집을 풀며 실전 감각을 길렀다. 김군은 “지금부터는 몇십 점을 올리려고 애쓰기보다는 취약 과목 정복과 자기관리에 힘써라”고 조언했다.
◇‘구멍’ 메우는 집중학습으로 만점 받아


박상아(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1)양을 수능 직전까지 괴롭힌 과목은 수학이었다. 늘 1~2등급을 불안하게 오르락내리락했다. 특히 기하와 벡터 단원이 문제였다. 모의고사 수학 영역 29번은 대체로 이 단원에서 출제되는데, 매번 이 문제를 놓치곤 했다. 100일을 남겨둔 시점에도 마찬가지였다. 박양은 “특정 단원에 생긴 ‘구멍’을 메우기 위해 관련 문제를 모아 집중적으로 풀었다”고 했다. “수능에서 완전히 새로운 문제가 출제되지는 않아요. 몇 가지 유형이 번갈아가며 나오죠. 새 유형이라는 것도 사실은 기존 문제의 변형이라고 봤어요. 실제로 기하와 벡터 단원도 기출 문제를 모아 보니 출제 유형을 몇 개 이내로 추릴 수 있었습니다.” 유형을 파악하고 나니 막연한 불안감이 줄었다. 이후엔 기출 문제를 반복해서 풀면서 유형에 익숙해지고 풀이 시간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그는 “항상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문제당 들이는 품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여러 방법으로 풀면서 가장 수월하게 느껴지는 풀이법을 찾아내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 덕분에 수능 수학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

박양은 서울대 일반전형을 포함, 몇몇 대학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여름방학 때 자기소개서 쓰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들였다. 어떤 날은 한나절 내내 자기소개서만 썼다.

“애초에 경험을 나열하지 말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쓰고 나니 ‘나열식의 표본’ 같은 글이 돼 있더라고요. 수정할 땐 여러 활동 중에서 지원 학과에 가장 알맞은 것 하나만 골라 어떤 일을 했는지,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 자세히 풀었어요. 처음엔 이 활동 저 활동 다 기재했다가, 결국 또래 세미나(학급 발표 활동)·봉사·동아리 등으로 압축하게 됐죠.” 박양은 “자기소개서를 혼자 완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학교 선생님 등 주변인을 활용한다면 좋은 조언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해둔 시간에 수시 준비… 수능에 집중


강예솔(서울대 경제학부 1)양은 지난해 학생부종합전형(서울대 경제학부)과 논술전형(고려대 경제학부)에서 동시에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두 전형은 서로 특성이 달라 한꺼번에 대비하기 쉽지 않다.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은 비결은 평상심이다.

여름방학에는 수능 공부에 집중했다. 전체 공부 시간의 80~90%를 할애할 정도였다.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논술준비는 하루, 일주일에 일정 시간을 정해놓고 준비했다. 시간을 정해두지 않으면 자기소개서 작성 등에 몰두해 수능 성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강양은 “학생부종합전형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춰야 하고, 논술전형은 경쟁이 너무 치열해 합격을 보장할 수 없다”며 “끝까지 수능 공부를 놓지 말고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자기소개서 작성은 7월부터 시작했다. 하루에 1~2시간씩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간을 활용했다. 수능 공부하다 졸리거나 학습효율이 떨어질 때 집중력을 환기시키는 식이었다. 특히 주말 아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수능 공부하는 시간에 자기소개서 소재가 떠오른다면 수첩에 간단하게 적어놓고 다음 날 정해진 시간에 수정했다. 논술 강의도 주말 아침에 듣는 식으로 집중력이 덜 필요한 활동은 주말 아침이나 심리적으로 여유로운 시간에 배치했다.

수능을 100여 일 앞두고부터는 사회탐구와 제2외국어 공부 시간을 조금씩 늘렸다. 막판 스퍼트를 내면서 암기과목을 마무리했다.



“국·영·수가 흔들리지 않는 수준에서 탐구 과목 공부량을 늘리라는 말입니다. 특히 고 3이 되기 전까지 국·영·수 실력을 잘 다져놓으면 수능 직전에 암기과목을 공부하는 데 부담을 덜 수 있어요. 성적이 오르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남은 100일 동안 스스로가 뿌듯할 정도로 알차게 공부하세요. 수능 성적에 대한 불안감은 결국 공부를 하면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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