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등급이라면 ‘적성고사’로 역전 기회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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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고3의 경우, 학교생활을 성실하게 했어도 학교 특성상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 또는 내신 관리에 실패한 학생들의 선택지는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고2 내신까지 완결이 됐기 때문에 내신의 5분의 4가 이미 결정된 거나 다름없다. 하지만 내신이 부족한 학생한테 역전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전형도 있다. 바로 적성고사전형이다.
 
적성고사는 대학 교육에 필요한 기초적인 학업능력을 평가하는 객관식 시험이다. 국어·수학·영어를 주요 평가 영역으로 하며 대학마다 전형 방법, 문항 수, 시험시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수능 난이도 70% 수준의 ‘수능형’ 문제가 대부분 출제되고 있다. 적성고사전형을 실시하는 대학 모두 학생부 비중을 50% 이상 두고 있기 때문에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분류된다. 가천대의 경우 학생부교과전형 가운데 적성우수자전형은 학생부 60%와 적성고사 40% 성적을 합산하여 선발한다.
 
2017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가천대, 고려대(세종), 삼육대, 서경대, 성결대, 수원대, 을지대(성남·대전), 한국산업기술대, 한신대, 홍익대(세종) 등 10개 대학에서 4557명을 적성고사전형으로 선발한다. 전년 대비 모집인원은 25명 감소했다. 한성대, 금오공대는 적성고사전형을 폐지했다. 삼육대는 올해 적성고사전형인 SDA 추천(124명), 적성(181명)을 신설했다. 2018학년도에는 몇몇 대학에서 적성고사전형을 더 신설할 예정이다.
 
적성고사전형은 다른 수시모집전형보다 학생부의 영향력이 매우 낮다. 한국산업기술대의 경우 적성고사 배점이 국어·영어 2점, 수학 3점이다. 하지만 학생부 성적은 5등급까지 한 등급당 점수 차이가 3점에 불과하다. 즉 내신 성적이 5등급인 학생과 4등급인 학생의 점수 차이가 3점이므로 수학 한 문항을 더 맞히면 4등급과 5등급 학생의 학생부 성적이 같아지는 것이다. 다만 5등급 또는 6등급이 넘어갈 경우 여러 대학이 감점 폭을 크게 두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적성고사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대학은 고려대(세종), 홍익대(세종) 두 대학뿐이다. 이 두 대학은 적성고사보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합격의 관건이므로 끝까지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고려대(세종)의 경우 전년도 경쟁률이 10.81 대 1이었는데 수능최저 통과율은 평균 5 대 1 정도였다. 실질경쟁률은 이보다 더 낮다. 그 이유는 적성고사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이 다른 대학에 중복으로 합격했을 수 있고, 수능 이후 적성고사를 치르기 때문에 결시율이 높기 때문이다.
 
적성고사전형이 있는 대학 가운데 수학을 치르지 않는 대학은 고려대(세종) 인문계뿐이다. 적성고사 성적 분석 자료를 보면, 국어영역의 지원자 평균과 합격자 평균 정답 개수 차이보다 수학영역 지원자 평균과 합격자 평균 정답 개수 차이가 크다. 즉, 적성고사는 수학에서 합격이 결정된다. 적성고사 수학은 여러 단원을 복합하여 출제하지 않고 교과서 단원별 이론 및 공식을 정리하면 풀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많다. 수학 나형 기준으로 모의고사 성적이 3~4등급이 꾸준히 나오는 학생이라면 적성고사를 준비하면 합격할 확률이 높다. 즉, 적성고사 합격의 상수는 수학이다. 영어 문항을 출제하는 대학은 5개 대학이다. 한국산업기술대와 홍익대(세종)는 영어를 25문항이나 출제하기 때문에 영어를 못하는 학생이 이 대학에 합격하는 것은 어렵다.
 
적성고사는 일종의 ’쉬운 수능’이기 때문에 사교육 유발 효과도 적고 학교에서도 준비가 가능하다. 대부분 문제가 이비에스(EBS) 수능 연계교재에서 출제된다. 3~6등급대 학생들이 이 전형에 도전해볼 만한 이유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사이먼 사이넥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책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과 달리 ‘왜’(Why)로부터 사고를 시작한다고 했다. 그다음은 ‘어떻게’(How)와 ‘무엇’(What) 순서로 사고와 의사소통을 한다고 설명했다. 고3 수험생은 1학기 중간고사와 3월, 4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을 바탕으로 내가 ’왜’ 대학을 가는지라는 질문에서부터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나갔으면 한다. 그다음에 어떻게, 무엇을 할지 순서대로 결정하면 된다. 힘든 고3 생활이지만 내가 왜 공부하는지를 결코 잊지 말자.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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