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성향·통학 거리·내신 수준… 일반高도 선택 기준 다양

최고관리자 0 942
선배 엄마들이 귀띔하는 '일반고 지망 이렇게'


내신 관리·면학 분위기 고려
희망 학교 직접 가보면 도움
최종 선택은 자녀에게 맡겨야
 

"중 3 아들, 어느 고등학교 보내야 할까요? A고는 학습 분위기는 좋은데 내신 따기가 어렵다고 하고, B고는 내신 받기는 쉬운데 분위기가 나쁘다고 하고, C고는 남녀공학이라 걱정이에요. 고민해 봐도 답이 안 나오네요."

중 3 자녀를 둔 엄마들의 최대 관심사는 고등학교 진학이다.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에 보내려는 엄마들의 고민은 더 크다. 학교들이 각기 장단점이 있거나 엇비슷해 보여 선뜻 고르기가 어려워서다. 일반고는 일명 '뺑뺑이'라 부르는 추첨에 의해 결정돼 1지망 학교에 반드시 배정 받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망 순서를 어떻게 쓸지 고민이다. 고등학교는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지, 선배 엄마들의 경험담과 조언을 들었다.



◇대입 '수시' 염두에 두고 선택해야


선배 엄마들이 가장 강조하는 기준의 하나는 바로 '내신'이다. 대입 수시에서 학생부중심전형 비중이 점차 커지는데, 교과·종합 전형 모두 내신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 3 자녀를 둔 학부모 이지연(50·가명)씨는 "내신 받기 쉬운 학교를 골랐다"며 "중학교 때 아이 성적이 아주 뛰어난 편이 아니어서 공부 잘하는 학교에 보내면 내신 2등급 안에 들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내신 3등급을 넘으면 수시 지원은 어렵다고 하니, 성적이 다소 낮은 학교를 골랐어요. 지금은 그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해요. 아이 중학교 친구 중에 수준 높은 일반고 간 아이가 있는데, 전교 20위권이던 아이가 고등학교에서는 200등 밖이라고 하더라고요."

문제는 '내신 받기 쉬운 학교'의 경우, 대체로 학업 분위기가 나쁘다는 것이다. 중학교 때 공부를 곧잘 하던 아이도 노는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 대학 1학년, 고교 2학년 두 자녀를 둔 허은영(46·가명)씨는 "특히 어중간한 성적대 아이들일수록 분위기에 쉽게 흔들리는 사례가 많다. 그래서 입학 전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들어가야 한다. 보통 '1학년 내신은 대입 반영 비중이 낮다'고 하지만, 일반고에서는 그 작은 비중까지 챙겨야 한다. 1학년 초반부터 치고 나갈 수 있게끔 지도하라"고 충고했다.

일반고 상위권을 목표로 하는 엄마들은 속칭 '특별반' 개설 여부도 살핀다. 엄마들이 "1학년부터 치고 나가야 한다"고 조언하는 이유의 하나도 '특별반' 때문이다. 고 3 자녀를 둔 엄마 정혜미(45·가명)씨는 "평준화 지역은 고교들이 별 수준 차 없이 고만고만한 경우가 많다"며 "학교·교사가 잘 관리해 주는 특별반에 들어간다면 (자습실 등을 따로 쓰니) 면학 분위기도 좋고, 학교에서 수시 대비도 잘해줘 크게 걱정할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고 3 자녀를 둔 박유정(가명)씨는 "특별반 인원은 보통 학교마다 30~70명가량인데, 상위권 엄마들은 인원이 적을수록 선호한다"며 "제 아이가 중 3일 때도 특별반이 서른 명으로 가장 적은 고교가 제일 인기였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지역이 고교 평준화인 요즘은 '무조건 집에서 가까운' 학교를 고르는 사례도 많다. 고 3 자녀를 둔 장희수(43)씨는 "면학 분위기 좋은 학교를 찾아 멀리 보냈더니 딸이 너무 힘들어한다. 고교생은 야간자율학습 등 학교에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가 멀면 그만큼 체력이나 시간 소모가 너무 크더라. 집에서 가깝고 내신 따기 좋은 학교를 고르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문과·이과형, 내신·수능형… '아이 성향'도 중요

'남녀공학' 고교는 아들 둔 엄마, 딸 둔 엄마 모두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들 둔 엄마들은 '내신 받기 불리하다'는 이유로, 딸을 둔 엄마들은 '면학 분위기가 나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딸을 둔 엄마 중에는 '내신 받기 유리하다'는 이유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고 3 딸을 둔 엄마 송재희(가명)씨는 "집 근처 유명 여고 두 곳을 1·2지망으로 했다가 탈락하고, 지금 다니는 남녀공학 고교에 강제 배정됐다. '학교생활이 재미있다'며 아이의 만족도는 높지만, 확실히 학업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아이가 자기조절을 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고 3 자녀를 둔 지서연(45·가명)씨는 "아이가 중학교 때는 수행평가 때문에 기말고사마다 여학생에게 밀렸다"며 "남고에 진학하니 그런 일이 없어 아이가 마음 편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문·이과 성향이 명확히 갈린 아이라면, 고교 선택 시 이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일반고 가운데는 과학 등 한 과목에 특성화된 '중점학교'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문과나 이과에 특화된 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교내 비교과 프로그램도 한쪽에 치우치곤 한다. 희망 계열에 특화된 학교에 가면 전공 관련 활동을 더 다양하게 할 수 있어 대입에서 유리하다. 단 주의할 점도 있다. 고 2 문과생 자녀를 둔 정미선(43·가명)씨는 "이과 중심 학교에 보냈더니, 이과 계열 수업이 더 수준 높게 진행되는 데다 상위권 아이들이 대거 이과로 몰려 문과는 학업 분위기마저 좋지 않다. 더구나 이런 상황에도 문과생이 너무 적어서 내신 받기가 어렵다. 문·이과생 비율이 어떤지, 수업이나 학교 프로그램은 어떤지 등도 잘 따져보라"고 귀띔했다. 고 3 자녀를 둔 정선경(44·가명)씨는 "아이가 이과 중심 학교에 다니는데, 수학·과학 수업이 선행학습을 하고 온 학생들을 기준으로 진행되더라. 최상위권 아이들은 따라갈 수 있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못하다. 그런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 3 학부모 배승원(47·가명)씨는 "아이가 수능형이냐, 내신형이냐도 중요하다"며 "내신 대비가 잘 되지 않는 '수능형' 아이라면, (내신 받기 어렵더라도) 수능 준비를 잘 시키는 수준 높은 학교에 보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학교 직접 찾아 상담하는 것도 도움

요즘은 많은 고교가 학교 비교과 프로그램이나 진학률 등을 담은 홍보 책자를 제작, 배포한다. 재학생을 데리고 지역 중학교에 설명회를 나가는 일도 흔하다. 그만큼 학교 측이 정보 공개와 학생 모집에 적극적이라는 얘기다. 엄마들 사이에 떠도는 이야기만 듣고 결정하기보다 학교 측에 문의해 정확한 정보를 듣고 결정하는 게 현명하다. 고 3 자녀를 둔 이수영(가명)씨는 "문·이과가 몇반씩 구성됐는지 등을 학교에 직접 전화해 물어보고 결정했다. 문의 받은 교사가 '직접 와서 학교를 둘러보고 설명을 들으라'고 권할 만큼 적극적이더라. 고민이 된다면 학교에 방문해 보라"고 권했다.



인터뷰에 응한 선배 엄마들은 공통으로 "엄마가 조언하되, 선택은 아이에게 맡기라"는 조언도 남겼다. 고 3 자녀를 둔 조민경(47·가명)씨는 "최종 선택은 아이가 해야 나중에 힘들어도 부모 원망하지 않고, 자기가 책임지고 공부한다"며 "아이와 같이 학교 정보를 찾으며 대화하고 아이가 가고 싶은 학교를 고르게 하라"고 전했다.

Comments